2020년 9월 경, 나는 왼쪽 발목을 크게 접질렀다.
그런데 그때 당시에는 발목 접지른거 정도는 병원에 안가도 자연치유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있었고
결국 그때에도 그 후에 발목을 접질렀을 때도 병원엔 거의 가지 않았다. 아마 이때 병원을 갔었더라면 부분인대파열 진단을 받지 않았을까싶다.
그 후 매년마다 왼쪽 발목과 오른쪽 발목을 번갈아가며 6개월에 한번 꼴로 접질른거 같다.
접지를 때마다 점점 통증이 세지고, 자연치유 기간도 늘어나면서 한번씩 병원에 갔었었다.
그리고 2022년이었나, 23년이었나 왼쪽 발목은 불안정증 진단과 함께 관절 내 유리체(비골하부골)이라는 발목에 있어서는 안되는 뼛조각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오른쪽 발목은 상대적으로 덜 접질려서 그떄까지는 괜찮았던 것 같다.
올해 6월 중순에도 또 오른쪽 발목을 접질렀고, 속초에 있는 동네병원을 여러군데 방문했다.
사실 나는 왼쪽 발목만 심각한 상태고, 오른쪽 발목은 지금까지 접지른 경험도 3번 정도 밖에 안되고, 접질러도 2주만에 자연치유 되는 등 그닥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한달 가까이 병원에 가지 않았었다. 그러나, 한달이 지나도록 통증이 계속 있었기 때문에 물리치료를 받아서 빨리 좀 낫자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병원에 방문한 것이었다.
이 글은 그것에 대한 기록이다.
첫번째로 방문한 병원은 "속초 바른정형외과"였다.
이 병원을 선택한 이유는 그냥 집이랑 가장 가까워서였다.
바른정형외과는 불친절했다. 증상에 대한 설명도 길게 하지않았다. 아마 1분도 채 되지 않았을거다.
여기서 나는 오른발에 대해 X-ray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했고 진단 결과는
1. 오른 발목 인대가 끊어지기 직전이므로 반깁스를 3주간 하고, 목발을 짚고 다녀라, 약도 처방해줄테니 먹고 3주 후에 다시 경과를 지켜보자
2. 지금 반깁스를 하지않고 발목을 한번 더 접지르거나 손상이 생기면 인대가 완전 파열되어 아예 못걷게 되는 수가 있으니 조심하라
이 병원은 내가 22년엔가 21년엔가 왼쪽 발목을 접질렀을 때도 방문했었는데 그때도 반깁스를 하라고했었던 병원이다.
나는 이 병원의 진단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가 그정도로 심각한 상태인걸 믿고싶지 않기도 했고
직원분들과 의사분이 친절하지 않아서 더욱 그랬다.
나는 이미 발목을 접지른지 한달 정도 지난 후에 이 병원에 방문했는데, 이미 그때 통증만 조금 있을 뿐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었던 상태였었기 때문에 과잉진료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생겼다.
그래서 인터넷에 찾아본 결과 속초의 바른정형외과는 과잉진료를 하는 경향이 있다. 라는 댓글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리고 2주 후 속초의 다른 정형외과에 방문한다.
두번째로 간 곳은 "속초 설악정형외과"였다.
이 정형외과는 건물부터가 굉장히 오래되었고, 의사분도 70대는 넘어보이시는 노익장이셨다.
인터넷 검색해본 결과, 양심적으로 잘 봐주는 병원이라는 평이 많았다.
나는 일부러 다른 병원에서의 진단 결과는 말하지않고 발목을 반복적으로 계속 접질리고 있다는 나의 상황만을 알린 채 진단을 받았고 그 결과 오른발 X-ray 검사만 진행했다.
진단 결과는
1. X-ray 상에서는 발목 뼈가 조금 날카로워진 것(발목을 자주 접지르면 뼈가 날카로워진다.)말고는 별다른 이상이 없으니 통증이 있다면 물리치료만 받고 가라,
2. 통증만 없다면 가벼운 달리기 등 운동도 가능하다.
였다.
첫번째 정형외과와 두번째 정형외과의 진단이 이렇게 다를수가 있는것일까? 나는 혼란스러웠다.
결국 나는 다음날 세번째 병원에 방문한다.
세번째로 방문한 곳은 "속초 영동의원"이다.
이 병원 또한 속초맘카페 등 주민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던 곳이며, 심지어는 환자들이 북새통을 이뤄 진료 대기시간이 2시간이 넘어갈 정도라고 했다.
나는 똑같이 다른 병원의 진단결과를 알리지않고, 나의 상황만을 자세히 전하고 진단을 받았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오른 발목 X-ray 검사만 진행됐으며 진단 결과는
1. 별다른 이상 소견이 보이지 않으므로 물리치료만 받고 가라는 진단을 받았다.
2, 운동도 통증만 없으면 해도 된다
설악 정형외과와 완전히 똑같은 진단이었다.
나는 설악 정형외과와 영동의원이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지 않아서 바른정형외과와 진단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나의 발목 상태를 정확히 알고싶었고 결국 그 다음주 네번째 정형외과를 방문하게 된다.
네번쨰로 방문한 곳은 "속초 베스트정형외과의원"이다.
마찬가지로 나의 발목 상황만을 알린 채 진단을 받았고
여기서도 똑같이 오른발 X-ray 검사만 했다. 진단 결과는
1. 치료 기간은 발목 염좌의 수준에 따라 길어질 수도 있는거니 크게 이상할 것은 없다.
2. X-ray 상 크게 문제될 부분이 없으니 통증이 있다면 체외충격파 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약 처방을 해줄테니 받고 가라. 그리고 다음주에 다시 와라
3. 발목 너무 많이 쓰이는 운동은 하지말고 자전거 타는 등 관절 부담이 적거나 가벼운 운동은 괜찮다.
즉 이 병원은 검사 상으로는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너가 통증이 있다면 내가 해줄 수 있는건 다 해줄게 같은 느낌이었다.
4번째 병원까지 간 나는 결단을 내려야했다.
나의 혼란을 잠재울 수 있는 확실한 병원이 필요했고, 발목수술 재활 커뮤니티 등에서 정보를 얻어 서울의 족부전문병원으로 가는 것을 결정했다.
사실 이 결정을 처음부터 했어야됐는데 바른정형외과에서 진단한 것처럼 내 발목이 정말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확정 짓고 싶지 않아서 피했던 것도 있다.
건강검진 결과가 좋지 않을까봐 무서워 검진을 받지 않는다. 라는 말을 이때서야 마음으로 이해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해서 찾아가게된 곳은 서울 강동구의 "서울건우정형외과의원" 이었다.
족부전문병원은 뭔가 달라도 달랐다. X-ray부터 속초에서 방문했던 4곳의 정형외과와는 다르게 촬영했다. 속초 정형외과에서, 아니 내가 살면서 방문했던 모든 정형외과에서는 사람이 테이블 같은 것 위에 올라가서 앉은 상태로 X-ray를 촬영했었는데 여기는 앉아서 촬영하는 것과 더불어 서서 촬영하는 기계도 있었다.
이 병원에서는 오른발과 더불어 왼발에 대한 상황도 자세히 알렸고, 왼발-오른발 X-ray와 초음파 검사를 진행했다.
(속초 정형외과에서는 왼발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었다. 고로 이미 과거 왼발목 치료를 해서 차트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바른정형외과 말고는 왼발에 대한 상태는 전혀 모르는 채 오른발만 진단한 것이다.)
진단 결과는
1. 오른 발목은 부분 인대 파열이고 과거부터 잦은 손상이 있었어서 인대가 많이 상한 상태이다. 내시경을 통해 비절개로 인대재건술을 해야하고 수술 비용은 약 400만원 정도이다. 수술을 하게되면 입원을 3일 동안해야하며, 그 후 4주 간의 반깁스와 목발 사용, 4주 간의 발목보호대 착용(걸을 순 있음), 4주간의 경과를 살피는 과정(일상생활은 가능하나, 격한 운동은 불가능)을 거치게 된다.
2. 왼쪽 발목은 관절 유리체(발목 뼛조각)가 상당히 크게 있는 상태이다. 절개 수술로 관절 유리체를 제거해야하고 수술 비용은 약 450만원 정도이다. 오른발목과 마찬가지로 수술 후 3달 간의 치료 과정을 거친다.
3. 지금 당장 수술해야할 필요는 없으며, 체외충격파 치료 등 비수술 치료를 꾸준히하여 경과가 좋아지면 반드시 수술할 필요도 없다. 다만, 나이가 젊을 때일수록 회복 속도가 빠르고 발목을 자주 쓰는 직업군이니, 젊을 때 수술을 하고 빠르게 회복하는게 미래를 생각했을 때 좋을 수 있다.
4. 수술 하기 전까지는 축구 등 발목이 급하게 꺾여 발목 부상의 위험이 있는 운동을 제외하곤 해도 된다. 다만 통증이 있으면 삼가라.
진단 결과에 대해서는 왼 발목은 속초에서는 아예 진단받지 않았으니 논외, 오른 발목은 초음파 검사 유무에 따라 많이 달라졌던 것 같으니 차치하더라도, 진단 결과를 요목조목 꼼꼼히 알려주는 병원은 서울건우정형외과가 처음이었다.
속초의 정형외과들은 검사 시간을 제외하고 의사가 직접 너의 발목 상태가 어떻고, 질병명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해야되고, 하지 않으면 어떻게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모두 1분에서 3분 정도로 극히 짧았었다.
나는 이것만으로도 서울까지가서 족부전문병원을 방문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족부전문병원이라도 2군데 이상은 방문하고 수술을 결정하라는 것이 발목 재활 커뮤니티 회원들의 조언이었으므로 나는 몇달 후 다른 족부전문병원을 한두군데 더 방문해보고, 진단 결과가 똑같다면 내년쯤 수술을 받을 생각이다.
다시 내 발목 이야기로 돌아와서.. 850만원? 물론 큰 돈이지만 문제될건 없다.
다만 몸을 많이 움직여야하는 내 직장 특성 상 한발 당 3달, 도합 6달이라는 기간 동안 발목을 쓰지않는 건 불가능하다. 휴직을 하거나, 현장직에서 사무직으로 부서 이동을 신청해야할 판이다. 6개월 동안 삶의 질이 수직 하락하는건 덤이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다른 발목환자들이 나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길 바라기 떄문이다.
만약 당신이 처음으로 발목을 접지른 사람이라면, 자연치유를 생각하지말고 반드시 정형외과에 방문해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그리고 나와 같이 이미 수차례 발목을 접질렀고 주기적으로 반복하고 있는 상태라면.. 동네 정형외과가 아닌 족부전문병원에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길 바란다. 아니면 적어도 초음파 검사는 해보길 추천한다.
병은 키우는게 아니다라는 삶의 지혜는 결국 내가 직접 경험하고나서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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